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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생각을 열어주는 초등 인문학』 리뷰 – 생각하는 힘을 키우려면?

by 노워커 2025. 4. 12.

 

아이의 생각을 열어주는 초등 인문학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아들, 어느 순간부터 학교 이야기도 안 하고, 책은 쳐다도 안 보고 유튜브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이젠 뭘 물어봐도 “몰라, 귀찮아”라는 말만 돌아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말로만 듣던 사춘기가 시작된 걸까요?
아이가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던 그 시점, 우연히 만난 책이 바로 정홍 작가의 『아이의 생각을 열어주는 초등 인문학』이었습니다.

초등인문학?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땐 사실, ‘인문학은 전공분야 아니야?’ 저 역시 인문학 하면 어렵고 추상적인 개념만 떠오릅니다.

정홍 작가는 ‘생각하는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중심에 두고 책을 이끌어 갑니다.
그는 단순히 철학이나 역사 지식을 아이에게 주입하라는 게 아닌 ‘아이의 질문’을 통해 그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게 아주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이 책은 간단한 짧은 2~3페이지 정도의 이야기를 먼저 같이 읽고 관련하여 의견을 나누는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사실, 많이 기대하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아닙니다. 그런데 아들이 짧은 이야기들도 너무 재미있어해서 이주일 더 빌리게 된 책이 되었습니다.

질문이 아이를 바꾼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배운 점은 ‘질문이 아이를 움직이는 힘’이라는 점입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사례들이 나오는데, 작가가 실제로 아이들과 수업하며 나눈 대화들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한 아이가 “왜 죽으면 안 돼요?”라고 묻자, 작가는 “너는 왜 살아있다고 생각해?”라고 되물어서
그 질문 하나에 아이는 생각을 멈추지 않고, 자기만의 답을 찾기 시작하죠.

책을 덮고 나서 저도 아이에게 시도해봤습니다.
“너 요즘 공부하기 싫다 그랬지? 그럼, 네가 지금 제일 궁금한 건 뭐야?”
처음엔 시큰둥하던 아이가 갑자기 눈을 반짝이더니 “로블록스 캐릭터는 왜 다 네모일까?”라고 묻는 거였습니다.
그 질문을 시작으로, 우리는 도형 이야기, 디자인, 창의성, 게임회사 이야기까지 대화를 이어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죠. 사춘기가 와서 나와 대화하지 않는 것이 아니구나... 

부모가 먼저 생각하는 연습을 하다

이 책은 아이를 위한 책이지만, 사실은 부모인 저를 위한 책이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던지는 질문에 “몰라, 그런 건 나중에 커서 생각해”라고 넘기던 저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죠.
정홍 작가는 ‘아이의 질문을 회피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질문은 아이가 주인이 되는 첫 걸음’이라는 문장이 저에게는 너무나 큰 울림이었습니다..

우리는 늘 아이에게 “생각해봐”라고 하면서, 정작 아이가 생각하려는 순간 그걸 끊어버리는 말을 하곤 했었습니다..
“그건 안 돼.” “그건 말이 안 되지.” ( 저는 대문자 T라서 너무 어렵긴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합니다. 그게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여도, 아이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부모가 먼저 생각하는 연습을 하고, 질문을 던지는 연습을 할 때, 아이와의 대화도 조금씩 달라진다는 걸 느꼈습니다.

생각하는 연습을 하면 생각의 근육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요?

 

나와 아이가 함께

『아이의 생각을 열어주는 초등 인문학』을 읽고 난 후, 저는 더 이상 아이에게 “공부해”, "숙제 다 했어?" 라는 말부터 꺼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사실 목구멍까지 올라오긴 합니다.)
대신 “오늘 뭐가 제일 재밌었어?”, “요즘 궁금한 거 있어?” 같은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 작은 변화만으로도 아이의 얼굴이 조금은 편안해졌다는 걸 느껴요.
물론 아직도 게임 이야기가 더 많고, 숙제는 미루기 일쑤지만,
아이와 나눈 대화 속에서 ‘이 아이가 조금씩 자기만의 생각을 키워가고 있구나’ 하는 확신이 듭니다.

아장 아장 걷기만 해도 좋았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저와 도란도란 얘기나누는 아들이 더욱 좋아지고 있습니다. (아빠 보고있나?)

혹시 지금, 아이와의 소통에 벽이 생겼다고 느끼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